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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활

대학 수업

한국 대학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 대학도 강사마다 수업들이 천차만별이다. 이책의 모든 내용들 처럼, 내가 경험한 것들에 극한에서 쓰겠다. 일리노이는 굉장히 큰 학교였기 때문에 많은 교양과목 (특히 공대 기초과학 - 물리, 화학, 수학등)들은 굉장히 큰 강의실에서 했다. 2-300명쯤이 들어갈수 있는 강의실에서 교수가 일주일에 세시간정도 강의를 하고, 일주일에 두시간정도 조교가 진행하는 discussion section (모여서 문제를 풀거나 강의 내용을 복습하는 수업) 이나, 물리/화학 같은 경우에는 실험을 했다. 한국 대학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짜잘한(?) 할일들이 많기때문에, 모든 수업마다 뭐가 언제 마감인지 잘 정리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거라 믿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내가 학교다닐때만해도 (이러니까 진짜 꼰대같다,) 대다수의 숙제들이 온라인 제출이였고, 실제 종이를 제출하는 수업은 많이 없었다. 수학수업 같은 경우도, 수학공식을 컴퓨터로 작성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생겨남에 따라 온라인으로 제출했어야 했다. 그래서 주로 숙제를 종이랑 펜으로 먼저 하고, 나중에 컴퓨터로 옮겨담는, 그런 이상한 짓을 했었다. 어쨋든 인터넷으로 할게 많기때문에 한번 까먹거나 놓치면 굉장히 위험한 내리막길을 내려갈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수업마다 마감일을 잘 정리하는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기술이다. 나같은 경우는 매일 오늘까지 해야할일을 적는 일기장 같은게 있었는데, 숙제같은 경우는 나오는 날에 그냥 해버렸다. 앞서 말했지만 램이 좋지 않아서, 그냥 받자마자 그날 밤에 해결하려고 했다. 그날밤에 해결해서 제출을 해버리면, 그날 잘때 걱정할것이 한가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을 지랄맞게 일찍 (친구의 표현이다) 하는 이유는 또 한가지 있다. 만약 내가 그날 숙제를 하려다가 모르는게 생기면, 남들보다 일찍 교수나 조교의 도움을 받을수 있다. 굉장히 이상한 문화지만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왠만한 일들을 끝쯤에 하려고 한다 (인디아나존스를 많이봐서 아슬아슬한 상황을 즐기는 걸수도). 그렇기 때문에 숙제가 월요일에 내어지고 금요일에 마감이면, 월화수 쯤은 아무도 교수나 조교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목요일에는 자리가 없을정도로 조교를 애타게 찾으며, 똥줄이 타들어가는 학생들은 그렇게 밤을 새고, 조교의 도움을 기다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단순히 조금 더 일찍 일을 하는 것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도 여유가 있고, 자원 (조교)을 더 쉽게 얻을수 있으며, 까먹을 확률이 줄어든다. 내가 좋아하는 다른 방법은 주말을 이용하는 것인데, 일학년때 조금 놀때는 (토요일 새벽 4시까지 친구들과 도타를 하다가 피자를 먹고 잠들었을때는), 깔끔하게 알람을 끈채로 원없이 자고, 브런치 (가끔은 늦은 점심)를 먹고, 짐을 싸서 도서관으로 간다. 토요일은 도서관이 가장 비어 있을 시간이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건 마지막에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의 특이한 습성때문에 일요일에는 도서관이 미어터지고, 사람이 많이모이는 모든 장소처럼 비매너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위에서 테트리스를 하거나 10분마다 담배를 피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토요일 이른 오후에 도서관을 가는데, 그때는 도서관이 굉장히 청결하고 비어있다. 그때 가면 커피를 살때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화장실도 깨끗하다. 내 옆자리도 비어있을 확률이 높고, 커플들이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게 쾌적한 도서관에서 앉아서 내가 할일이 끝날때 까지 한다. 제대로 집중하면 주로 8시 까지는 마무리가 되는 편이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늦은 밤에 도서관에서 집을 걸어가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고 가볍다. 그렇게 집에 오면, 토요일 밤에 하는 일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할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일요일 아침을 상쾌하게 보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일요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 (음악, 독서, 학교 공부외 다른 공부)를 할수 있게 된다. 

물론 내가 엄청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한거는 아니다. 여러모로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큰 어려움 없이 졸업을 할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나름 자부하는 일은 대학을 다니면서 밤을 새거나 잠을 4시간 이하로 자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난 공대생이기 때문에, 모든 일은 효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의 양을 늘리고 싶을때, 늘릴수 있는게 두가지가 있는데, 시간이거나 효율이다. 하지만 시간은 정해져있는 수치기 때문에, 나의 마음대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을 최대화 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효율이 짱짱임.



첫 수업때는 주로 교수가 이 수업에 관해서 설명을 하고, 무엇이 성적의 몇퍼센트를 차지하는지, 그리고 언제인지, 어떻게 제출하는지, 설명한다. 이 첫주에서 나만의 흐름을 잘 짜놓으면 학기가 편하다. 사람마다 짜는 전략이 다른데, 조금 거만한(?) 친구들은 첫 수업에 가서 교수의 간을 보고, 수업을 안가도 되겠다 판단되면 학기 내내 수업을 가지 않는다. 공대에서 이런 친구들이 많은데, 교수가 수업내용을 웹사이트에 올리거나, 교재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수업을 가지 않는다. 그래서 강의때 보이는 사람들보다 시험때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띌정도로 많다. 물론 사람 하기 나름이지만, 난 강의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가끔 교수한테 질문도 하고, 대화도 하는 편이다. 나는 뷔페를 가면 뽕을뽑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같은 돈을 주고 최대한 많이 해보려고 하는 편인 것 같다. 어쨋든 그렇게 학기의 첫 주에는 나름 설렁하게 (그렇지 않은 열정적인(!) 교수들도 있다) 수업에 대한 설명과, 성적 시스템에 대해서 얘기한다. 학년이 높아가고 수업들이 어려워 질수록 이런 경향이 없어진다. 신입생때는 모두가 학생들을 애기 다루듯이, 조심조심한다. 하지만 모든것과 같이, 신입생은 세월의 흐름에 경험과 비관을 얻게 되고, 그 사실을 아는 교수들도 더이상 이들을 약하게 다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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