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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활

커뮤니티 컬리지

미국내에서는 커뮤니티 컬리지라는게 존재한다. 커뮤니티 컬리지라는건 미국 내에서 커뮤니티 (주변 동네..?)를 위해 지어진 작은 2년제 학교인데, 주로 학비가 싸고, 대학 (유니버시티)보다는 교육 환경이 안좋은 편이다. 공부를 못해서 어쩔수 없이 가게된 학생도 있고, 학비가 없어서 가게된 학생도 있고, 뒤늦게 학교를 가고싶어 가게되는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한다.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커뮤니티 컬리지 라는 게 생각보다 큰 전략적 자산이라고 생각해서 이다. 이번에 연구소에 여름에 온 인턴중에는, 커뮤티니 컬리지에서 2년을 마치고 유씨 버클리로 3학년 입학하는 친구가 있었다. 또한 학교 위치마다 근처 ''명문'' (주로 일류는 아니다, 주립대학 정도) 대학들이랑 협약같은게 있는 경우도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많이 그렇다고 알고있다. 물론 커뮤니티 컬리지 마다 다르겠지만, 잘만 전략을 짜서 한다면 2년동안 비싼 유니버시티 학비를 내지 않고도, 그리고 유니버시티의 쓸데없이 어려운 교양과목을 듣지 않고도, 2년을 잘 보낼수 있다.

전공마다 차이가 있지만, 처음 2년에는 크게 전공과목을 배우지는 않는다. 나의 전공 같은 경우도, 진짜 원자력 공학 (원자로 설계, 뉴트로닉스, 열수력등)은 3학년때부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1학년 교양/교양 과목 (영문학,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 과학/수학 (리니어 알제브라, 디피큐)등을 커뮤니티 컬리지에서도 충분히 들을수 있다. 내가 듣기로는, (그리고 도강을 한번 해본 결과), 커뮤니티 컬리지의 수업들은 굉장히 쉬운 편이다. 이 이유는 이렇다. 예를 들어 기초화학 수업을 듣는 경우에, 유니버시티는 유니버시티 화학 교수 (화학 박사 및 교수, 연구 경력이 있는)가 가르치게 된다. 그러면 아무리 기초화학이라지만 다소 난이도가 있고, 교수가 시간도 많이 없고, 주로 조교들이 수업을 가르치게 된다. 이런 기초 수업같은 경우는 교수 한명이 몇백명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한다. 그럼 칠판도 잘 안보이고, 교수는 그냥 기계적으로 가르치게 된다. 유명한 교수는 주로 연구를 잘해서 유명하지, 강의를 잘해서 유명하지는 않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똑똑하고 성공한 교수일수록 강의를 못한다. 화학을 몇십년동안 한 교수는 '이정도 말하면 알아먹겠지?' 라고 생각을하지만, 고등학교를 막 마친 학생들에게는 혼돈의 카오스일수도 있다. 그리고 드물게 몇몇 기초수업 교수들중에는 성적을 낮게주는것에 자부심을(!) 갖는 교수들도 있다 ('너희가 감희 우리 대학의 화학과를 전공하려 하느냐? 여기서 나는 승리자와 패배자를 가를지어다' 같은 철학을 가진 수업들도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컬리지는 교사/강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내가 알기론..?), 훨씬 쉽고, 필요한, 기름기 뺀(?) 수업을 들을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고, 내용 자체도 쉽고, 고로 좋은 성적을 받기도 쉽다. 교수는 강의가 주된 직업이 아니고 부수적인, 불가피한 의무라면, 이곳 강사들은 이게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커뮤니티 컬리지 강사라 못미더울수도 있겠지만, 1,2학년 과목들은 복잡하지 않기때문에 강사의 깊은 전문성은 혼란만 유발할 뿐이다. 이렇게 해서 내가 1,2 학년때 고군분투하며 3.8을 유지할때, 다른 과외활동도 하고 놀것 다 놀면서 4.0을 받은 커뮤니티 컬리지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정말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만약에 하고 싶은게 정확히 있고, 잘 할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 재정적으로 높은 효율을 가지고 싶으면, 첫 2년을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보내는걸 고려해보길 바란다. 솔직히 난 비싼 유니버시티 돈주고 ‘종교역사 개론' 이나 ‘19세기 영문학'에 대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분야에 크게 관심이 있는 경우는 다르겠지만, 공학을 배우러 갔는데 처음 1년을 그런걸 배우느라 시간을 보내는건, 투자대비 효율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투자대비 효율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기술 (인터넷 강의, 튜토리얼 등)과 삶의 질 (대학의 접근성, 전반적 수입)의 발달로 사람들이 대학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듯 하다. 몇십년 전만 해도 대학은 굉장한 엘리트들만 모이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식의 장 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을 나오면 ‘뭐 이사람은 어느정도 더 낫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에는 왠만하면 대학을 나오기 때문에 졸업장은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미국도 한국처럼 학벌이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에는 일 수행 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옛날의 대학은 귀족 자재들이 높은 이상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며, 사회 지도층으로 있기 위해 많은 교양과 학문을 쌓는, 그럼 전반적이고 두루뭉실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여러 정황을 봤을때 대학의 역할은 이제 ‘직장을 구할수 있게 교육을 시켜주는 장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 ‘왜 난 공학을 배우러 왔는데 그런 인문학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투정이 있었다. 좀 찐한(?) 공대생들은 나름 자신들의 인문학적 소양 결함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예: 야 코딩하고 계산하는데 내가 사회학 알아서 뭐하냐, 차라리 그시간에 (코딩)언어나 하나 더 배우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처음 대학의 의미는 ‘사회에서 높은 질의 삶을 살수 있는, 교양있고 해박한 인재들을 만들어내자' 이런 개념인듯 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대생들도 말그대로 ‘교양' 과목을 들어서 자신들의 견문을 넓히고,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모든게 너무나도 집중되어있고, 전문화 되어있기때문에, 사람들에겐 대학은 직업을 갖게 준비시켜주는 의식이 되었고, 졸업장과 좋은 성적만을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꾸역꾸역 밀고 나간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나 인간이나 자연에 관한 호기심은 수면부족과 고르지못한 영양섭취가 대신하였고, 비싼 값을 치르고 이들을 버티는 삶을 구매하게 된다. 

교양/교양 과목들은 딱히 몰라도 나중에 큰 지장이 되지는 않지만, 기초 과학/수학들은 잘 모를시 추후 전공과목의 이해에 큰 지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커뮤니티 컬리지를 갈 경우에 그런 기초 수학/과학 과목들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이해도를 가져야 한다.

또한 한가지 중요한건 그 커뮤니티 컬리지가 내가 가고싶은 학교랑 잘 맞는가 이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가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받은 학점을 인정해주지 않는 학교들이 있다. 주로 유니버시티들은 근처의 커뮤니티 컬리지와 이해관계가 있기때문에, 내가 가고싶은 유니버시티 근처의 커뮤니티 컬리지를 알아보는걸 추천한다. 한가지 가장 큰 리스크라 하면 커뮤니티 컬리지에 진학을 했는데 유니버시티로 갈만한 성적이 못되는 케이스이다. 그런 케이스는.. 뭐.. 잘해봐라.

고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케이스는 이거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커뮤니티 컬리지에 가서, 쉬운 수업들과 상대적으로 싼 학비를 즐기며 따로 본인의 과외 열정 프로젝트 (코딩, 벤쳐, 인턴십 등)을 키워 나간다. 성적은 물론 잘 나와야하는거고, 그 성적으로 2년뒤 좋은 유니버시티로 트랜스퍼해 거기서 학위를 딴다. 물론 위험부담도 있고, 1,2학년때 유니버시티의 삶을 즐길수 없다. 하지만 큰 학비 절감에, 다소 좋은 GPA를 가질수 있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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